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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박물관이 살아있다' 뉴욕 자연사 박물관 : Natural History Museum in New York


거대한 공룡뼈와 익살스런 원숭이 덱스터, 껌을 요구하는 모아이 석상까지 모여있는 이곳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배경으로 유명한 뉴욕 자연사 박물관이다.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에 못지않은 엄청난 규모의 박물관으로, 입장 전부터 기대가 남달랐던 곳이다. 또한 영화를 워낙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그 기대감이 발걸음을 가볍게 하였다. 



■ 뉴욕 자연사 박물관

1869년 설립된 이 박물관은 센트럴 파크 서쪽 79번가 공원 지역에 위치하며, 여러 양식을 혼합한 석조 건물 46개의 상설전시관, 연구실험실, 도서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재 건물이 건립되기 전에는 센트럴파크에 있던 옜 무기고 건물에 입주해 있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 곳은 생물학, 생태학, 동물학, 지질학, 천문학, 인류학 등의 분야에 걸쳐 320만 개 이상의 표본을 소장하고 있지만 그중에 일부인 약 0.02%만이 전시된다고 한다. 전시하고 있는 것만 해도 엄청난 양이였는데 그것이 0.02%에 불과하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박물관이라 느껴진다.

 

자연사 박물관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단연 이 거대한 공룡뼈가 아닐까. 영화 속 방정맞게 뛰어다니는 공룡뼈와 생김새는 같았지만, 하나하나 조합된 뼈들이 웅장한 공룡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잘 생각나지도 않다가 이런 뼈들을 보면, 아 정말 공룡은 존재했었구나라고 실감나기도 한다.



생생한 재현, 살아있는 동물들 

북아메리카 포유류 관과 다른곳의 사진이 얼핏 섞여있는 이 사진 속 동물들은 어린아이들의 열광적인 시선을 받고 있었다. 살아있진 않지만 너무나 생생한 저 눈동자 때문일지, 마치 동물원에 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동물원과 조금 다른점이라면 야생의 동물과 멸종위기 동물들까지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니어처로 만나는 과거

커다란 동물 박제나, 키가 큰 공룡 화석도 많지만, 미니어처로 재현해놓은 표본의 양도 엄청났다. 자세히 보면 귀여운 맛이 있어 더욱 더 재미있게 관람하였는데, 이 또한 정밀하고 정교한 작업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이집트의 벽화를 그리는 과정을 재현해 놓은 것은 물감을 개는것, 벽에 밑본을 그려놓은것 까지 잘 보여 그 과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또 옛 사람들이 물을 기르는 과정에서 그들이 도구를 사용하고, 가뭄에 대처하는 모습들이 아주 아기자기한 표본으로 보여진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만나는 세계, 그리고 한국 

이 곳은 전세계를 총 망라하는 문화와 역사까지 담고 있기도 하다. 각국의 관광객이 모이는 뉴욕 한 복판이기 때문에 더더욱 세계관의 열기는 거셌다. 나 또한 아시아관에서 한국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 한 곳 한 곳을 유심히 보았다. 중국, 그리고 일본관을 거쳐 드디어 만난 한국...!! 다만 전시장 한켠의 유리창 한 쪽의 불과한 크기였지만 이 넓은 세계 속에 한국에 대해 소개하는 파트가 이렇게 뉴욕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나를 들뜨게 했다. 갑자기 불타오르는 애국심에 괜히 더 유심히 보았달까. 하지만 에이.. 저거 말고 더 보여줄거 많은데,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뭐 남편이 책을 읽고 아내가 바느질을 하는것이 조선시대의 가장 대표적이자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이긴 하지만 말이다.



인디언의 버팔로 사냥

물소 절벽으로 몰아 사냥을 한다는 원주민의 이야기를 얼핏 들은적이 있는데, 바로 이 분들 이야기였다. 정확하게는 물소가 아니라 버팔로인데, 예전부터 아메리카에서 살던 인디언, 특히 아시아에서 진출한 인디언들은 버팔로를 이렇게 사냥했다고 한다. 리얼하게 묘사되어있는 버팔로가 떨어지는 과정이 잔인하긴 하지만 이 사냥법은 버팔로의 특성을 이용한 과학적인 방법이였다고 한다. 그들은 인디언인만큼 사냥에 앞서서 신성한 의식을 치른다. 버팔로 사냥은 보통 130명이상의 청년이 동원되는 엄청난 규모의 사냥인데, 추장은 달리기를 잘하는 건장한 젊은 청년을 선발하여 버팔로를 몰게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연기를 이용해 초원에 있던 버팔로를 움직이게 만든다. 이 버팔로때를 절벽 근처의 몰이길 입구까지 이동시키는대는 무려 3-4일이 걸린다고 하는것이 정말 인내심을 요하는 사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떨어지는 버팔로는 참 불쌍하지만 인디언들이 참 똑똑했다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른다. 사람의 뇌는 살기위해서 조금씩 발전한 것이 아닐까? 

캐나다에는 현재 이 버팔로의 사냥터로 쓰엿던 장소가 잘 보존되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관광도 가능하다고 하니, 한번쯤 저 절벽의 절경과 버팔로의 흔적을 확인하러 떠나고 싶기도 하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영화는 셋트를 따로 만들어 촬영했다고는 하지만 이곳에서 영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영장류관의 사이에 있던 덱스터라고 추정되는 원숭이를 만났는데, 익살스러운 표정이 영화 속 그를 떠올리게 했다. 금방이라도 열쇠를 훔쳐 달아날 것만 같은 표정이 리얼하기 그지없었다. 또 영화속에서 "껌껌, Give me a gum"외치던 모아이 석상... 실제로 보니 나름 귀여운 표정이였다. 역시 영화 속 히로인? 인지라 줄을 서서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외국인에게 카메라를 넘겨 부탁한 후 촬영을 했었다. 카메라를 건내받은 후 깜짝놀라며... 모아이 석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누구나 모아이 석상 옆에만 서면.. 저렇게 그림자가 드리워 지며, 마치 모아이석상처럼 표정이 변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해저탐험

육지동물들을 지나 이곳은 해저탐험을 할 수 있는 해양관이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크기의 고래가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을 찍기가 힘들 정도로 거대했던 이 고래는 바로 지구상에 있는 동물 중 가장 큰 Blue Whale(흰긴수염고래)이다. 믿기가 힘들지만 이 표본이 실제 사이즈라는 것이다. 사진 아래쪽의 깨알같은 사람들이 보이는가? 그 크기가 어느정도 가늠될 것이다. 태어날 때 이미 길이가 7미터이고, 23~27미터까지 자란다고 하며, 다 성장했을때에는 몸무게는 약 40만 파운드, 약 180톤이나 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아프리카 코끼리 24마리의 몸무게와 맞먹는다고 한다. 정말 어마어마어마할 뿐이다. 또한 지구는 참 신비롭지 않은가. 해저에 저렇게 커다란 고래가 있다고 상상을 하면 왠지 오싹해 지기도 한다.

 

해양생물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곳은 아쿠아리움이 따로 없었다. 살아있는것보다 더 정교한 생물들을 자세히 만날 수 있었는데, 터질듯한 귀여움을 뽐내는 복어를 마지막으로 해양관울 빠져나왔다.



우주의 신비

지구상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었던 포유류관, 영장류관, 파충류관, 해양관 등등등 아주많은 곳을 지나 발바닥에 불이날때 쯔음... 또 다른 커다란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우주관이였다. 넓디못해 너무나 넓어서 자리가 텅텅 남을것같은 이곳은 지구뿐만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따로 분리하여 다루고 있었다. 사실 너무 지치고, 실제로 보이지 않는것은 잘 믿지 않는 성격탓에 큰 호기심이 없어 설렁~설렁 보고야 말았다. 사실 이곳은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도움이 될 곳이 아닐까? 우주로 부터 날아온 돌들과 지구가 아닌 행성들, 하늘에 떠있는 별들과 태양, 달에 대해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달과 별들을 눈 앞에서 체험 할 수 있는 전시관이였다.

 

 

도대체 저 돌은 어디서 날아온걸까? 엄청난 불꽃과 미칠듯한 속도로 대기권을 뚫고 지구로 떨어졌을 생각을 하니 참 대단한 돌이다 싶다. 저 돌이 온 곳으로 한번쯤 떠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주인의 꿈이 아주 잠깐은 이해되는 순간이다.

 

 

하루에 본다면 다 볼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줄 수도 있는 이 곳은 나에게도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상은 넓고 너무나 다양하다. 나 혼자만이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존하고 있는 지구라는 것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대한민국은 OECD 29개 회원국 중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라고 한다. 과학기술과 오래된 역사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에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부재는 매우 아쉬운 일이다. 현재 세종시에 건립이 확정이 됐다, 안됐다 말이 많지만 어찌됐든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생성조짐이 보이는 것 같아 곧 이러한 체험을 한국에서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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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디자인소리 & 리뷰어 1기 천민정